1. 금속이 응고하는 과정
(1) 순금속(純金屬)의 응고
금속이 응고하는 현상은 물이 어는 현상과 유사합니다. 그러므로 물이 어는 현상을 활용하여 먼저 순금속(純金屬)이 응고하는 현상을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순금(純金)이란 100% 금을 말하듯이, 순철(純鐵)이란 100% 철(iron)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100%의 순수한 금속을 순금속(pure metal)이라고 합니다.
고온으로 가열하여 액체 상태로 용융된 순금속을 냉각하여 보겠습니다. 용융 금속 속에 있던 열(熱)은 용기의 벽을 통하여 외부로 계속 방출되므로 용기의 벽에 가까이 있는 금속일수록 빨리 냉각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용융 금속의 온도는 용기의 벽에서 가장 낮고 용융 금속 내부로 들어갈수록 높아지게 됩니다.
용융 금속 중에서 용기의 벽에 접촉되어 있던금속이 급속히 냉각되어 응고온도 이하의 온도로 심하게 과랭 됩니다. 이 금속이 가장 불안정하므로 당연히 이 금속에서 핵(核)이 제일 먼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용융 금속의 내부에서 핵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의 벽에 붙어 있던 용융 금속에서 핵이 제일 먼저 생기게 됩니다.
이 핵들은 용융 금속의 내부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핵은 결정립을 이루면서 점점 내부로 진행되게 됩니다.
우리들은 여름에 얼음 창고에서 꺼낸 얼음덩어리를 보면 얼음 덩어리 가장자리에서 안쪽으로 뻗쳐있는 얼음의 결(무늬)을 볼 수있습니다. 이와 같이 순금속이 응고하면 결정립들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순금속의 경우에는 불순물이 없기 때문에 결정립계에 불순물이 모이지 않습니다.그러므로 결정립들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2) 합금의 응고
합금이 응고하는 과정은 순금속의 경우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결정립들이 매우 복잡하게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 원리는 결정립이 성장함에 따라 합금의 농도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가장 심하게 과랭된 용융 금속속에서 8면체(面體)의 핵이 생기게 됩니다. 이 8면체의 모서리와 꼭짓점의 성장 속도는 면(面)의 성장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면(面)보다꼭짓점부분이 급속히 성장하게 됩니다.
꼭짓점은 피라미드처럼 뾰족하게 돌출(突出)하게 됩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돌기(突起)가 발생하여, 나뭇가지에서새 싹이 움터서자라는 것처럼 성장하게 됩니다. 이 돌기가 어느 정도로 커져서가지가 되면 그 가지에서 새로운돌기가 생기게 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하면서 성장한 결정립이 되는데 생긴 모양이 마치 나무 가지처럼 생겼으므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나무 가지 모양의 결정', 즉 '수지상정'(樹枝狀晶,dendrite)이라고 합니다. 이 합금이 응고됨에 따라 이 수지상정이 계속 커지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실제로 알루미늄 합금에서 생긴 수지상정을 보면 평면도이기 때문에 결정립이 나뭇잎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입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결정립이 나무 가지 모양, 즉 수지 상정(dendrite)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 실제의 응고
용융 금속(액체 상태)을 실제로 응고하면고체 속은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용기의 벽 쪽에서부터 i) 칠충, ii) 주상정, iii) 입상 정의 3 종류의 조직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조직이 생기면서 응고하는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칠충(chill충)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용기의 벽에 접촉되어 있는 용융 금속에서 제일 먼저 핵이 발생하게 됩니다. 용기의 벽은 깨끗하고 평활하게 보여도 현미경으로 보면 매우 울퉁불퉁합니다.
핵은 동그란 모양이 아니라 8면체이므로, 울퉁불퉁한 표면에 동일한방향으로 붙어 있지 못하고 제각기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핵은 모퉁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므로 이 모든 핵들이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수지 상정(결정립)들이 점점 커져서 인접한 수지 상정(결정립)들과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인접한 수지상정들이 서로 부딪치어 성장을 방해하므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수지상정들은 정지된 상태가 됩니다.
용기의 벽에는 이와 같이 작은 수지상정들이 치밀하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형성된 부분을 칠층(chill層)이라고 합니다.
ii) 주상정(柱狀晶)
칠충(chill)충을 형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수지상정은 정지된 상태에 있으나, 그중 용융 금속 내부로 향하고 있던 수지상정들은 계속 성장하게 됩니다.
이 수지상정들은 칠층의 경우처럼 옆에서 방해하는 수지상정도 없으므로 용융 금속 내부로 평행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그 모양이 나무의 줄기처럼 생겼으므로 기둥모양의 결정, 즉 주상정(柱狀晶,columnar crystal)이라고 합니다.
iii) 입상정(粒狀晶)
응고 초기에 용기의 벽에 붙어 있던 수지상정들은 점점 성장하여 칠층을 형성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용기의 벽에 붙어있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수지상정들은 칠충을 이루지 못하고용융 금속 속에 떠 있게 됩니다.
응고됨에 따라 수지상정들이 성장하므로 용융 금속 속에 떠 있던 수지상정들도 용기의 내부로 이동하게 됩니다. 용융 금속 내부까지 응고하기 시작하면 이 수지상정들도 여러 방향으로 성장(결정립)하면서응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갱이 모양으로 성장한 이 수지상정(결정립)들이 모두 응고한 상태를 입상정(粒狀晶,granular crystal)또는 등축정(等軸晶,equiaxedcrystal)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