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속의 성질이 변하는 기본 원리
금속은 전위가 이동하여 모양이 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금속을 강하게 하려면 2 종류의 기본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1) 전위가 없는 완전 결정으로 하는 방법
완전 결정을 소성 변형하려면 모든 원자들을 동시에 이동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매우큰 힘이필요합니다.
즉 재료가 대단히 강해지게 됩니다.
(2) 가능한 한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는 방법
전위를 이동하여 소성 변형하려면 큰 힘이 필요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는 방법은 많으나, 어느 방법을 사용하든지 전위의 이동을 방해할수록 재료의 강도는 그만큼 강해집니다.
(1)에서 설명한 재료, 즉 전위가 거의 없는 완전 결정에 가까운 재료로는 위스커(whisker)라는 신소재(新素材)가 있습니다. 이런 재료는 물론 매우 강하나 값이 비싸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 이외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1)의 방법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고, 우리들이 실제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2)의 방법은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여 금속을 강하게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평평한 포장길은 자동차가 힘을 가장 적게 들이고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금속에서도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으면 가장 적은 힘으로도 쉽게 모양이 변하게 됩니다. 이런 재료를 매우 연(軟)한 재료라고 한다. 이렇게 연(軟)한 재료도 전위가 쉽게 이동하지 못하게 하면 할수록 강(强)해지게 됩니다.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는 방법
1. '결정 구조를 왜곡' 하여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는 방법
자동차가 비포장 길을 간다든지 또는 더욱더 험한 길을 가면 더 많은 에너지(힘)가 필요하게 됩니다. 길이 험할수록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것처럼, 결정 구조가 왜곡(歪曲)될수록 전위가 이동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므로 큰 힘을 주어야 전위가 이동하면서 소성 변형 됩니다. 즉강한 재료가 된다는 것입니다.다.
2. 전위가 이동하는 길에 '장애물'을 설치
전위가 넘어가지 못할 장애물이 있으면 전위는 돌아서 가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합금을 하거나 열처리를 하면 전위가 이동하는 길에 장애물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장애물을 이용하여 여러 방법으로 전위가 이동하는 속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도 연(軟)한 재료를 강(强)하게 하는 것입니다.다.
실제로는 이 두 방법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장애물이 생기면 그 주위의 결정 구조가 왜곡(歪曲)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전위의 이동을 억제하여 금속을 강하게 하는 방법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그중에서 우리들이 가장 많이사용하는 방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전위의 이동을 억제하여 금속을 강하게 하는 방법
(1) 가공 경화
(2) 합금(석출 경화 포함)
(3) 열처리
2. 합금의 기초 이론
2-1. 고용도(固溶度)
(1) 고용도(固溶度)란 무엇인가?
합금을 이해하려면 고용도(固溶度)에 관련된 여러 현상들을 확실히 아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고용도(固溶度)를 쉽게 이해하기 위하여 먼저 용해도(溶解度)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들 주위에서 용해하는 현상은 많이 있으나, 그중에서 물에 소금이나 설탕을 넣으면서 용해하는 현상을 자주 보게됩니다. 이 경우를 주의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0℃ 물에 소금을 조금넣으면 쉽게 용해되어 소금물이 됩니다. 소금을 조금씩 더 넣을수록 소금물의 농도는더욱 진해지다가 '어느 정도' 이상 소금을 넣으면 그 이상 소금이 녹지 않고 소금물+소금의 상태로 됩니다.
0℃의 경우 물에 소금을 넣을수록 소금물의 농도는 점점 진해지다가 'a' 점에 도달하면 물에 소금이 더 이상 용해되지 않습니다. 즉 'a' 점은 0℃에서 물에 용해될 수 있는최대의 소금량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점을 20%라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물에 소금을 20%(a점) 이하로 넣으면 소금물이되지만, 20% 이상소금을 넣으면 소금물+소금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온도를 높여서 10℃의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경우에도 'b' 점(예:25%라고 하자)에 도달할 때까지소금이 물에 계속용해되어 소금물로 있다가, 'b' 이상에서는 소금물+소금의 상태로 됩니다. 10℃의 경우는 0℃ 경우보다 b점 (25%)- a점 ((20%)=5%%, 즉 5% 정도 소금이많이 용해됩니다. 20℃, 30℃ 의 경우도 같은 방법으로 설명됩니다.
① 'a'점, 'b'점, 'c'점, 'd'점,···들은 온도에서 물에 용해될 수 있는 최대의양 이라고 하고, 이 점들을 연결한 선을 용해도 곡선(溶解度 曲線,solubility curve)이라고 합니다.
② 용해도곡선의 왼쪽보다 소금이 적게 용해되어 있으므로 '소금물'만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나 용해도 곡선보다 오른쪽부분은 소금이 용해도보다 많이 있으므로, 과잉의소금이 석출 하여 '소금물+소금'이 함께 섞여 있는 부분입니다.
③ 온도가 높아질수록 물에 용해될 수 있는소금의 최대량은 많아집니다. 반대로 온도가 낮아질수록 물에 용해될 수 있는소금의 최대량은 감소하게 됩니다.
용해와 고용
지금까지 두 종류의 물질(물과소금)이 액체상태에서 용해되는 현상에대하여 주로 설명하였습니다. 여기서 '용해(溶解)' 란 말은 두 종류 물질의 원자들이 균일하게 혼합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고체에서도 일어납니다. 물에 소금이 '용해' 되어 원자들이 균일하게 섞여 있듯이, 두종류의 고체원자들이 균일하게 섞이는 현상을'고용(固溶)'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물에 소금이 용해되어 소금물이 되었듯이, A 금속에 B 금속이 고용되어 있는 물질을 고용체(固溶體,solid solution)라고 합니다.
액체 상태에서 사용한 '용해도' 란 말은 고체 상태에서는 '고용도' 란 말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이 용해도와 고용도의 개념은 서로 비슷하며, 단지 용해도란 액체 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고용도는 고체 상태에서 사용한다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그러므로 '고용도(固溶度, solidsolubility)' 란 고체 상태에서 A 금속에 고용될 수있는 B금속의 최대량(最大量)을 말합니다.
(2) 고용체(固溶體)는 어떻게 생겼을까?
물에 소금을 용해하면 소금물이 되듯이, A 금속에 B금속을 고용하면 고용체가 되었습니다. 소금물 속은물분자 속에 소금 분자가균일하게 혼합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용체속은 A, B 금속의원자들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을까요?고용체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금속마다 원자의 크기가 모두 다릅니다. 그러므로 A 금속과 B 금속을 합금할 경우
( i) 원자의 크기가 비슷한 금속끼리 합금하는 경우
(ii) 원자의 크기가 매우 다른 금속들을 합금하는
경우의 두 종류가 있게 됩니다.
(i) 원자의 크기가 비슷한 금속끼리 합금하는 경우
이 경우는 콩과 팥을 혼합하는 경우와 비슷합니다.
A, B 두 금속의 원자 크기가 비슷한 금속들을 합금하면 A 원자가 있을 장소에 B 원자가 대신들어가서 고용체를 만드는 경우입니다. 다시말하면 콩이 있을자리에 팥이 들어가서 콩과 팥이 섞여 있는 것과 같은 경우인 것입니다.이와 같은 고용체를 '치환형 고용체(置換形 固溶體,substitutional solid solution)'라고 합니다.
(ii) 원자의 크기가 매우 다른 금속들을 합금하는 경우
A 금속 원자의 크기보다 B 금속 원자의 크기가 매우 작으면 A 금속 원자 사이에 B 금속 원자가 들어가서 침입형 고용체(侵入形固溶體,interstitial solid solution)을 만들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침입형고용체는 콩과 좁쌀을 혼합할경우, 좁쌀이 콩과 콩 사이의공간에 들어가서 혼합되어 있는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탄소(C, 원자 반경은 0.76A)와 철(Fe, 원자 반경은 1.26A)을 합금하면 탄소 원자가 철 원자사이에 침입하여 침입형 고용체를 만들게 됩니다. 이와같이 철과 침입형 고용체를 만드는 원소는 탄소 이외에 질소(N, 0.71Å),붕소(B, 0.46Å) 등이 있습니다.
우리들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합금들, 예를 들면 알루미늄 합금이나 철 합금, 또는 동합금들의 기본바탕은 모두 치환형 고용체나 침입형고용체로 되어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순수한 A금속 또는 B 금속이 아니라, 거의 모두 '고용체'로 되어 있다는 점을확실히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3) 고용도(固溶度)는 합금하는 금속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물에 소금이나 설탕을 넣으면 많은 양이 용해되어 소금물이나 설탕물이 됩니다. 그러나 물에 기름을 넣으면 거의 용해되지 않고 물과 기름이 따로따로 분리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용해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합금하는 금속의 종류에 따라서 원자들이 혼합되어 고용체를 만드는 비율, 즉 고용도(固溶度)가 다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용도의 차이가 나는 이유
(i) 원자 반경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
합금하는 두 금속의 원자 크기가 다르면 결정 구조가 왜곡(歪曲)되게 됩니다. 원자 반경의차이가 클수록 결정 구조는 더욱더 심하게 왜곡되므로 금속의 입장에서는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원자 반경의 차이가 적은 금속끼리는 고용도가 증가하지만, 원자반경의 차이가 많을수록고용도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니켈과 원자 반경이비슷한 구리(Cu)와 백금(Pt)은니켈과 거의 100% 고용됩니다. 그러나 아연(Zn), 알루미늄(Al), 중석(W)처럼원자 반경의 차이가 클수록 니켈에 고용되는비율(고용도)이 감소하게 됩니다.
납(Pb)의 경우, 니켈과 원자 반경이 40%나 차이가 나므로 니켈에 거의 고용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두금속 사이의원자 반경이 15% 이상 차이가 나면 거의 고용체를 만들지 않습니다.
( ii ) 결정 구조가 다른 금속끼리는 고용도가 적다
예를 들면 니켈(Ni)과 구리(Cu)의 결정 구조는 모두면심 입방격자(FCC)이므로, 이두 금속은 100% 고용되어 완전고용체가 됩니다.
그러나 면심 입방 격자인구리(Cu)에 조밀 육방 격자(HCP)인 아연(Zn)을 혼합하면 결정 구조가 다르기때문에 33 % 까지만고용되고, 그 이상은 CuZn이라는 화합물을 만들게 됩니다.
이와 같이 결정 구조가 다른 금속끼리는 고용도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여러 원인으로 금속의 종류에 따라 고용도가 변하고 고용도의 차이 때문에 합금의 성질이 크게 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