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응고 조직과 불순물
용융 금속 속에는 불순물이 많이 있습니다. 응고됨에따라 불순물들이 용융 금속 속을 이동하여 어느 부분에 편중되게 쌓여 있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편석(偏析,segregation)이라고 하며, 그 종류가 대단히 많습니다. 아직 합금을 공부하지 않았으므로 그 중에서 주상정과 입상정이 생기는 과정에서 불순물들이 이동하는 현상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상정에 존재하는 불순물
불순물이 함유되어 있는 용융 금속을 냉각하여 보겠습니다. 용기의 벽에서 핵이 생기고, 이 핵이 금속 원자들과 결합하여 수지상정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수지상정들은 주로 금속 원자만으로 이루어진 결정이므로 불순물들은 수지상정 속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 그러므로 수지상정이 발달함에따라 불순물들은 수지 상정 밖으로 밀려나서 그 주위에 모여 있게 됩니다. 수지상정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수지상정 주위에는 불순물의 양이 점점 증가하게 됩니다.
수지상정들이 더욱 크게 성장함에 따라 가지들 사이도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마침내 가지들이 서로 연결되면 그 사이에 있던 용융 금속과 불순물들(화살표)은 금속 내부로 이동하지 못하고 그 속에 남아 있게 됩니다. 이 용융 금속이 응고됨에 따라 불순물들도 그 속에서 남아있을 수밖에 없게 되는것 입니다.
계속 냉각됨에 따라 이 이외의 수지상정들은 용융 금속 내부로 성장하면서 주상정이 형성되게 됩니다. 주상정과 주상정 사이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수지상정의 가지들이 엉키어 있는 곳이므로 그곳에 불순물들이 모여 있습니다. 결국 불순물들은 주상정과 주상정사이에 존재하면서 응고하게 됩니다.
(2) 입상정에 존재하는 불순물
수지상정은 핵에 금속 원자가 결합하여 생긴 결정이므로 거의 순수한 금속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지상정이 성장함에따라 불순물은 수지상정의 외부로 밀려나서 수지상정 주위의 용융금속에 농축되게 됩니다.
계속 응고될수록 수지상정(결정립)이 크게 성장하므로 용융금속의 양은 점점 적어지고, 불순물의 농도는 더욱 진해지게 됩니다. 마침내 수지상정들이 서로 맞닿을 정도로 응고되면 용융 금속이 모두 없어지고, 그 속에 있던 불순물들도 수지상정 사이에 머물러 있게 됩니다. 즉 불순물은 결정립(수지 상정)사이의 결정립계(結晶粒界)에 모여 있게 됩니다.
주상정과 주상정 사이에 불순물이 있듯이, 입상정 사이에도 불순물이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불순물은 어느조직에서나 결정립 사이, 즉 결정립계(結晶粒界)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2. 결정립계에존재하는 불순물의 영향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결정립계에는 불순물이 존재합니다. 뿐만 아니라 용융 금속이 웅고할때 체적이 대략 4% 정도 감소하므로 결정립계가 벌어져서공간(空間)을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금속과 금속이 직접 연결되어 강하게 결합하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립계는 이와 같이 불순물이 존재하기도 하고, 또 공간도 많이 있으므로 다른 부분보다 약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외부에서 충격을 가하면 결정립계를 따라서 금(균열, crack)이 생기기 쉽습니다.
결정립계에 불순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몇 가지 현상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모서리는 둥글게 하라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을 응고하면 파괴되기 쉽습니다. 각각의 모서리에서 성장하기 시작한 주상정들이 만나서 경계면이 생기게 됩니다. 이경계면에는 불순물이나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합력이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외부에서 충격을 가하면 이 경계면에서부터 금(균열, crack)이 발생하여 파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모서리를 둥글게 하면면과 면 사이에 생긴 주상정 사이에 경계면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함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하면 육감적으로도 좋고, 충격에 강한 제품을 만들수 있습니다.
2) 적열 취성과 저온 취성
(i) 적열 취성(赤熱 脆性, red shortness)
옛날에 대장간에서 빨갛게 가열된 강(鋼)을 두들겨서 물건을 만들때, 이 강이 갑자기 파괴되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나가는 현상이 가끔 일어납니다. 이 현상을 적열 취성(赤熱 脆性)이라고 하며, 강(鋼) 속에 다량으로 함유되어있는 유황(S)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鋼) 속에 함유되어 있는 유황(S)은 철과 결합하여 불순물인 황화철(FeS)을 만들며, 이 황화철은 결정립계에 모여 있습니다. 낮은 온도에서는 '고체상태'로 존재하던 이 황화철(FeS)은 쇠가 빨갛게 될 정도로 가열되면 녹아서 액체 상태로 됩니다. 빨갛게 가열된 강을 일정 방향으로 힘을 가하면 결정립들이 액체 위를 미끄러지듯이 이동하면서 순간적으로 파괴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유황이 다량으로 함유된 강은 적열취성이 일어나므로 강(鋼) 속에는 유황의 양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강에는 유황의 함유량이 0.05 % 이하가 되도록 규격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ii) 저온 취성(低溫 脆性, cold shortness)
인(燐, P)이 많이 함유된 강(鋼)으로 만든 철도의 레일(rail)이 파괴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철 속에 있는 인(燐,P)은 철과 결합하여 인화철(燐化鐵,FeaP)로 변하여, 결정립계에 모여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인화철(燐化鐵,FeaP)이 존재하는 레일 위를 기차가 다니면 기차의 충격으로 인화철이 깨져서 금(균열)이 생깁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금(균열)이 점점 커져서 마침내 레일이 파괴되는데 이런 현상을 저온 취성이라고 합니다.
저온 취성(低溫 脆性)도 강 속에 다량으로 함유된 인(P) 때문에 생긴 현상이므로 인(P)의 함유량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그러므로 강 속의 인(P) 함유량도 유황의 경우처럼 0.05%이하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3. 균질화 처리 (均質化 處理)
용융 금속을 응고하여 만든 제품들, 예를 들면 주조(鑄造)한 제품들은 조직 전체가 매우 불균일합니다. 다시 말하면 응고한 제품은 표면에서부터 칠층, 주상정, 입상정이 생기고 또 결정립계에도 많은 불순물과 공간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제품 전체의 조직이나 성분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각 부분의 기계적 성질들도 모두 다를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종류의 응고 조직이 섞여 있는 강을 기어(gear)를 만들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기어의 조직은 각 부분마다 모두 다르므로 기계적 성질들도 모두 다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주조용(鑄造用)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을 제외하고,기계 부품을 제작하기 위한 강재(鋼材)는 이와 같은 여러 결점들은 반드시 제거하고 사용하여야 합니다. 강재(鋼材)전체의 성분이나 조직,결정립의크기 등을 균일하게 만드는 처리를 '균질화(均質化,homogenizing) 처리'라고 합니다.
균질화 처리하는 방법
첫째로 용융 금속을 응고한 강재를 고온에서 압연이나 단조를 하여 수지상정을 파괴합니다. 그리고 결정립계에 있던 불순물을 매우 작은 크기로 잘게 부수고, 공간들도 압축하여 제거합니다.
둘째, 이와 같이 응고 조직을 파괴한 후 적당한 온도에서 가열하면, 재결정(다음에 설명)이나 확산 (다음에 설명) 현상이 일어나서 다른 조직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강재 전체의 성분을 균일하게 하고, 결정립의 크기도 새로 조정하여 새로운 조직으로 만드는것을 균질화(均質化,homogenizing)라고 합니다.
매우 순수한 금속(또는 고용체)을 균질화 처리한후 현미경으로 조사하여 보면 , 이 조직에서는 수지상정이나 주상정, 입상정등도 없고 또 결정립계에도 불순물과 공간도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균질화 처리한 금속을 사용하여 우리가 원하는 여러 가지의 기계 부품을 가공· 제작하게 됩니다.